대치동 학생들은 초등학생들도 1-2시까지 과제하는 경우가 많다. 나는 학생들에게 “그러면 인생 복습은 언제 하느냐?”라고 물어본다. 학생들은 의아한 표정을 짓는다. 인생을 복습한다고?
우리는 더 나은 삶을 사는 발판을 만들기 위해서 공부한다. 그런데 정작 더 나은 삶을 만들기 위한 인생 복습은 미룬다. 자기 삶은 돌아보지 않고, 국영수 공부만 열심히 하면 더 좋은 삶을 살 수 있다고 믿는 것은 어리석지 않은가?
인생 복습의 자료는 기록이다. 인생 복습을 하려면 자신의 말과 행동, 배움과 경험을 기록해야 한다. 그 다음에 기록을 검토하면서 부족한 점을 찾아 반성하고, 목표와 계획을 수정·보완하는 일을 매일 반복해야 한다. 그런다고 100점짜리 삶을 살 수는 없을지도 모르지만, 적어도 같은 실수를 반복하는 일은 줄어들 것이다. 우리는 늘 한 번 틀렸던 문제를 또 틀리지 않는가.
인생 복습은 과거의 나를 만나는 일이기도 하다. 정답이 존재하지 않는 인생의 문제에 직면할 때, 우리는 자신의 과거 속에서 답을 찾는 노력을 할 수 있을 뿐이다. 현재의 나를 지지하는 가장 든든한 후원자는 바로 나 자신의 과거다. 나는 나를 통해서 배울 수 있다. 나는 나를 배신하지 않는다. 기록은 과거의 나가 현재의 나에게 남긴 선물이다.
열심히 기록하고, 복습하자.
자신의 인생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