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출간한 ‘신이 내린 필력은 없지만 잘 쓰고 싶습니다’의 말미에서, 나는 다음 책이 글 수리에 관한 기록이 될 거라고 예고했는데 이런저런 사정 때문에 차일피일 미뤄졌다. 책 전체를 관통하는 하나의 방법을 제시할 수 없다는 이유가 가장 컸다. 하루가 멀다하고 쏟아지는 비슷비슷한 글쓰기 책들과는 차별화되는 책을 쓰고 싶기도 했다. 그러는 사이에 벌써, 7년이 지나버렸다.
2022년 나는 대치동에 청소년을 대상으로 하는 ‘쓰다글쓰기센터’를 열었다. 그곳에서 효과적 글쓰기 교육 방식을 고민했고, 학생들에게 사고력 중심의 글쓰기를 지도했다. 지난 4년 간의 시행착오를 통해서 나는 글쓰기에 관한 하나의 방법론을 다듬을 수 있었다. 이 책은 그 탐구의 결과물이다.
이 책을 관통하는 하나의 핵심어는 ‘질문’이다. 문장을 만들고 연결하기 위해서 우리가 해야할 일은 적절한 질문을 하고 그에 맞는 답변을 하는 것뿐이다. 질문은 문장을 만들고 문장을 연결한다. 문장과 문장이 연결되면서 의미의 구조가 형성되고, 그 구조들을 다시 결합하면 한 편의 글이 된다.
이런 점에서 글쓰기는 레고 블록 쌓기와 비슷하다. 레고 블록은 각각 고유한 속성이 있고, 다른 블록과 결합하는 방식이 제한되어 있다. 그러나 그 규칙들을 잘 익히면, 적은 종류의 레고 블록으로도 놀라운 작품을 만들 수 있다. 글쓰기에서는 질문이 레고 블록을 연결하는 규칙에 해당한다.
이 책에서 나는 질문의 종류를 구분하고, 질문의 종류에 따라서 문장, 문단, 글로 확장되는 과정을 가능하면 상세하게 설명할 계획이다. 또한 질문으로 형성되는 기본 블록들을 제시하고 일정한 패턴에 따라서 블록을 연결하는 방법을 설명하려고 한다.
이 방법을 적절히 활용하면, 세부적인 글쓰기 기술이나 문법을 몰라도 자기 글을 스스로 고치면서 글쓰기 훈련을 해나갈 수 있다. 아마도 어린 학생과 자녀에게 글쓰기를 어떻게 지도해야 할지 고민하고 있는 독자들에게도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